"신축은 그림의 떡"...20년 넘은 '구축 아파트'가 역대급 인기를 끄는 진짜 이유

'얼죽신'은 옛말?…고분양가·규제완화에 '20년 넘은' 헌 아파트, 거래 비중 급증하며 '귀한 몸'으로

primefocus24 | 2025-12-08 | Editor: JGM A.J.C

서울 도심의 노후 아파트 단지. 최근 신축 아파트 가격 급등과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로 20년 이상 된 아파트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서울 도심의 노후 아파트 단지. 최근 신축 아파트 가격 급등과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로 20년 이상 된 아파트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 팩트: 수도권을 중심으로 준공 20년이 초과된 구축 아파트의 매매 거래 비중이 급증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30%를 넘어서는 등 역대급 인기를 보이고 있다.
  • 영향: 천정부지로 치솟는 신축 아파트 분양가와 고금리 기조에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입지가 우수한 구축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
  • 결론: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이 노후 아파트의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면서, '구축의 역습'은 당분간 부동산 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얼어 죽어도 신축'을 외치던 '얼죽신' 트렌드가 저물고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신축 아파트 분양가와 고금리 부담에 지친 수요자들이 20년 이상 된 '구축(旣築) 아파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를 넘어, 우수한 입지 조건과 재건축 규제 완화에 따른 미래가치 상승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헌 아파트가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귀한 몸'으로 떠오르고 있다.

데이터로 증명된 '구축의 역습'

최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분석 결과는 이러한 현상을 명확히 보여준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준공 21~30년 이하 아파트의 매매 비중은 지난해 1분기 26.9%에서 4분기 33%로 6.1%포인트나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거래 비중은 22.2%에서 17.1%로 5.1%포인트 감소하며 대조를 이뤘다. '신축 불패' 공식이 깨지고 시장의 무게 중심이 구축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2024년 3분기 기준, 서울의 30년 초과 노후 아파트 거래 비중은 전체의 21.3%를 차지하며 이전 분기 대비 3.5%포인트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이 더뎠던 노후 아파트가 새로운 투자처 및 실거주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분 수도권 아파트 연식별 매매 거래 비중 (2023) 변동폭
5년 이하 (신축) 1분기 22.2% → 4분기 17.1% ▼ 5.1%p
21~30년 이하 1분기 26.9% → 4분기 33.0% ▲ 6.1%p

자료: 부동산R114,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2024년 연간 데이터 기반)

왜 사람들은 '헌 아파트'로 몰리는가?

① 감당 불가능한 신축 분양가

가장 큰 원인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신축 아파트 분양가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급등으로 공사비가 폭등하면서 분양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10월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대비 약 32%나 급등했다. 이는 고스란히 분양가에 반영돼 "오늘이 가장 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축 아파트의 가격 문턱을 높이고 있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이 된 신축 대신, 합리적인 가격의 구축 아파트로 눈을 돌리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 된 것이다.

② '입지 불패'의 가치와 재건축 기대감

구축 아파트는 대부분 도심 핵심 지역이나 교통, 학군, 편의시설 등 기반 시설이 잘 갖춰진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입지 불패'의 가치는 신축 아파트가 따라오기 힘든 강력한 장점이다. 여기에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노후 아파트의 투자 매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안전진단 기준 완화, 용적률 상향 등 정책적 지원은 낡은 아파트가 미래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시장 전망: "구축 선호, 거스를 수 없는 대세"

전문가들은 당분간 구축 아파트 선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과 높은 분양가 기조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과 잠재적 가치를 갖춘 구축 아파트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2025년 부동산 시장은 정치적 불확실성과 대출 규제 등이 변수로 작용하며, 가격에 민감한 실속형 거래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모든 구축 아파트의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재건축 사업의 실제 추진 가능성과 사업성, 그리고 입지적 요인을 꼼꼼히 따져보는 '옥석 가리기'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Editor's Viewpoint

구축 아파트의 부상은 단순한 가격 현상을 넘어 주택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무조건 새것을 선호하던 획일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자신의 예산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낡은 공간을 직접 꾸미고 가치를 높이는 '가치 소비' 트렌드가 부동산 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입지의 본질적 가치와 미래의 잠재력에 투자하는 이러한 흐름은, 단기적인 시장 변동에도 쉽게 꺾이지 않을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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