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있는데 왜…" 美 석학, 한국 로봇 전략 부재 '일침'
primefocus24 | 2025-11-12 | Editor: JGM A.J.C
- ● 핵심 진단: 美 로봇 석학 헨릭 크리스텐센 교수는 한국이 우수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로봇 전략이 없다"며 시도 분야가 너무 분산되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 전략 제언: 테슬라(휴머노이드), 웨이모(자율주행)와의 소모적 경쟁 대신, 한국이 강점을 가진 조선·중공업·헬스케어 분야에 로봇 기술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 시사점: 이는 한국 로봇 산업이 '추격자' 모델에서 벗어나, 기존 산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선도자' 모델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미국 로봇 전략 설계를 20년 가까이 주도해 온 세계적 석학이 한국 로봇 산업에 대해 "전략이 없다"며 날카로운 비판을 제기했습니다. UC샌디에고의 헨릭 크리스텐센 교수는 삼성, LG, 현대차 등 우수한 기업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분야에 자원을 분산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한국이 진정한 로봇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조선, 중공업, 헬스케어 등 이미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미국 로봇 전략 설계자의 경고
헨릭 크리스텐센 교수는 미국 로봇 공학계의 핵심 인물입니다. 그는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미국의 '로봇 전략 로드맵' 설계에 참여해 왔으며, 지난해까지 총 5차례에 걸쳐 국가 로봇 전략 수립에 기여했습니다. 그가 10년째 이끌고 있는 UC샌디에고 상황로봇연구소는 기계, 컴퓨터, 생명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협력하여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크리스텐센 교수는 백악관에 처음 로드맵을 보고할 당시 "로봇 전략이 왜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제조업 부활 ▲의료 서비스 향상 ▲로봇의 전선 투입이라는 세 가지 이유를 제시하며 미 행정부의 신임을 얻었습니다. 그는 현재 제조업의 로봇 자동화 비중이 판금, 용접 등 일부 공정에 국한된 10% 수준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공정의 자동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분산된 노력, 승산 없는 경쟁"
크리스텐센 교수는 한국 로봇 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전략 부재'와 '자원 분산'을 꼽았습니다. 그는 "삼성전자, LG, 현대차 등 우수 기업들이 있고 카메라 기술과 임베디드 시스템도 훌륭하지만, 시도 분야가 너무 넓게 분산돼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각개전투로는 이미 시장을 선점한 글로벌 기업을 이기기 어렵다는 현실적 진단입니다.
그의 분석은 명확합니다. 이미 특정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선두 주자가 존재하기에 후발주자의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것입니다. 그는 "자율주행 분야에는 웨이모 같은 기업이 있어 이기기 어렵고, 휴머노이드 분야에서도 테슬라가 앞서가고 있다"며 냉정한 현실을 직시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 분야 | 크리스텐센 교수의 진단 | 권장 전략 |
|---|---|---|
| 휴머노이드 로봇 | 테슬라가 선도. 상용화까지 10년 이상 소요 예상. 공장 환경에서 이족보행의 실효성 낮음. | 무리한 경쟁보다 바퀴 달린 산업용 로봇에 집중. |
| 자율주행 | 웨이모 등 실리콘밸리 기업이 시장 지배. 승리하기 어려운 싸움. | 직접 경쟁 회피, 다른 분야에서 기회 모색. |
| 조선·중공업 | 한국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 대형 구조물 제작 자동화는 '블루오션'. | 덴마크 머스크 사례처럼 로봇으로 선박, 풍력 터빈 제작. |
| 헬스케어 | 삼성, LG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강점 보유. 성장 가능성 매우 큼. | 의료 및 건강 모니터링 로봇 개발 집중. |
한국이 나아갈 길: 조선·헬스케어·국방
크리스텐센 교수는 한국이 성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분야로 조선, 중공업, 헬스케어, 그리고 국방을 지목했습니다. 그는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가 30년 전 로봇 공장을 설립해 30대의 로봇으로 선박을 건조하며 덴마크 로봇 생태계를 만든 사례를 들었습니다. 한국 역시 선박뿐만 아니라 풍력, 해양 터빈 등 대형 구조물 제작에 로봇을 접목하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방 및 안보 분야 역시 로봇의 역할이 지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드론이 '게임체인저'로 부상하면서 군사 로봇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습니다.
- 병참 및 제조: 로봇을 통해 군수품 생산과 보급을 자동화하여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 의료 지원: 부상병 수송 시 항공기 내 의료 로봇을 통해 원격 수술을 집도하는 등 전장 의료 체계를 혁신할 수 있습니다.
- 정찰 및 구조: 지진, 화재 등 위험한 재난 현장이나 적진에 인간 대신 드론과 로봇을 투입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고 정보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출처: UC샌디에고 연구 사례)
크리스텐센 교수는 미래 전쟁이 소수 드론으로 큰 피해를 주는 '비대칭적' 양상을 띨 것이라며, 로봇 기술이 국가 안보의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전망 및 체크포인트
헨릭 크리스텐센 교수의 제언은 한국 로봇 산업계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중요한 화두를 던집니다. 향후 한국 로봇 산업의 미래를 가늠하기 위해 다음 몇 가지를 주목해야 합니다.
- 기업 전략 변화: 국내 대기업들이 휴머노이드, 자율주행 등 유행을 좇는 대신, 자사의 핵심 사업(조선, 가전 등)과 로봇 기술을 융합하는 방향으로 R&D 전략을 수정할 것인가?
- 정부 정책 지원: 정부가 특정 로봇 분야(예: 조선·해양 로봇)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집중적인 연구개발 및 세제 지원에 나설 것인가?
- 국방 로봇 개발: 최근 미 해군으로부터 1,280만 달러를 지원받은 UC샌디에고 사례처럼, 국내에서도 군과 방산업체, 연구소 간의 협력을 통한 실질적인 군사 로봇 개발 프로젝트가 활성화될 것인가?
- 산업 생태계 구축: 덴마크 머스크 사례와 같이, 대기업의 선도적인 로봇 도입이 중소 부품·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동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인가?
primefocus24 Editor's Viewpoint
헨릭 크리스텐센 교수의 지적은 뼈아프지만, 동시에 한국 로봇 산업이 나아갈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길을 제시합니다. 이는 단순히 '남들이 하니 우리도 한다'는 식의 추격자 전략에서 벗어나, 우리가 가장 잘하는 분야에서 게임의 규칙을 새로 쓰는 '선도자'가 되라는 주문입니다. 한국의 조선소와 반도체 공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공정 관리 능력을 입증한 곳입니다.
이 거대한 산업 현장이야말로 로봇 기술이 꽃피울 최적의 테스트베드이자 수요처입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를 모방하기보다, 대우조선해양의 용접 로봇, 삼성전자의 웨이퍼 이송 로봇을 고도화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초격차'를 만드는 길일 수 있습니다. 그의 조언은 위기가 아닌, 한국이 가진 잠재력을 제대로 직시하고 활용할 절호의 기회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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