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왜 다녀요, 여기서 돈 많이 주는데"…'부자들의 집사'로 향하는 Z세대
primefocus24 | 2025-11-25 | Editor: JGM A.J.C
- 떠오르는 신흥 직업: Z세대가 전통적인 직장을 떠나 초고액 자산가(UHNWI)를 위한 개인 비서, 라이프스타일 매니저 등 '패밀리 오피스' 관련 직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 억대 연봉의 유혹: 대기업 초봉을 훌쩍 뛰어넘는 높은 보수와 화려한 생활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Z세대를 끌어들이는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 빛과 그림자: 높은 연봉의 이면에는 24시간 대기, 사생활 부재 등 극심한 스트레스와 감정 노동이 존재하며, 안정적인 커리어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도 크다.
"어렵게 대기업 들어갔는데, 여기서 뭐하고 있나 싶어요. 차라리 돈이라도 많이 주는 곳으로 가렵니다." 최근 Z세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새로운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안정적인 대기업이나 전문직 대신, 소수의 초고액 자산가를 보좌하며 높은 수입을 올리는 이른바 '부자 옆자리' 직업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개인 비서를 넘어, 자산 관리, 투자, 법률, 라이프스타일 관리까지 총괄하는 '현대판 집사'의 등장을 의미한다.
"회장님, 어디 계십니까": 패밀리 오피스의 부상
이러한 트렌드의 중심에는 '패밀리 오피스(Family Office)'가 있다. 패밀리 오피스는 특정 가문의 자산을 운용하고 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개인화된 투자 및 자산 관리 회사를 말한다. 과거에는 가문 구성원이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자산 규모가 커지고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외부의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 패밀리 오피스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254억 9천만 달러에 달하며, 향후 5년간 연평균 4.6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데, 이는 신흥 부유층의 급증과 맞물려 있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국내에도 수천억 원대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패밀리 오피스 설립이 활발해지면서 관련 인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Z세대는 왜 '부자의 그림자'를 택하나?
Z세대가 이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압도적인 보상'이다. 패밀리 오피스에서 일하는 전문가, 특히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라이프스타일 매니저나 자산 관리 책임자의 경우, 경력에 따라 억대 연봉은 기본이고 수십억 원에 달하는 보너스를 받기도 한다. 이는 대기업에서 수십 년간 근무해야만 얻을 수 있는 수입을 단기간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또한, 일반 직장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기회도 주어진다. 전용기를 타고 전 세계를 누비거나, 희귀한 예술품 경매에 참여하고,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이는 '경험'을 중시하는 Z세대의 가치관과 정확히 부합한다.
전통적 직업 vs. 자산가 보좌 직업 비교
전통적인 대기업 직장과 초고액 자산가를 보좌하는 직업은 여러 면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이는 단순히 연봉의 차이를 넘어 직업의 본질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근본적인 선택의 문제다.
| 구분 | 전통적 대기업 직무 | 자산가 보좌 직무 (패밀리 오피스 등) |
|---|---|---|
| 급여 수준 | 안정적, 예측 가능한 연봉 테이블 | 매우 높음, 성과 기반 보너스 및 특전 |
| 업무 환경 | 체계적인 조직, 표준화된 프로세스 | 개인 저택, 해외 출장 등 비정형적이고 유동적 |
| 워라밸 | 보장되는 편 (주 52시간 등) | 사실상 24시간 대기, 사생활 보장 어려움 |
| 요구 역량 | 직무 전문성, 협업 능력 | 완벽한 비밀유지, 극도의 스트레스 관리, 다방면의 문제 해결 능력 |
| 커리어 경로 |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승진 트랙 | 불투명하며, 고용주의 신뢰에 절대적으로 의존 |
화려함 뒤에 숨겨진 그림자
하지만 이 직업의 화려함 이면에는 짙은 그림자가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사생활의 실종'이다. 고용주의 필요에 따라 24시간 365일 대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개인적인 약속이나 휴가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고용주의 모든 비밀을 알아야 하기에, 완벽한 비밀 유지는 생명과도 같다. 이는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과 감정 노동으로 이어진다.
또한, 경력 경로의 불확실성도 큰 단점이다. 고용주의 신뢰를 잃거나 가문의 상황이 변하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을 수 있다. 특정 개인이나 가문에 고도로 특화된 경력은 다른 분야로의 이직을 어렵게 만드는 족쇄가 될 수도 있다.
Editor's Viewpoint
Z세대가 '부자의 그림자'를 선택하는 현상은 우리 사회의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전통적인 성공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면서 Z세대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고 있다. 그들은 조직의 안정성 대신 높은 보상과 특별한 경험이라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이 선택은 단순히 직업을 바꾸는 것을 넘어, 자신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거는 중대한 결정이다. 화려한 보상의 대가로 자신의 시간과 사생활, 그리고 감정을 온전히 바쳐야 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 길이 새로운 성공 신화가 될지, 혹은 '황금 새장'에 갇힌 현대판 노예의 다른 이름이 될지는 오롯이 그들의 몫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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